2006. 4. 20. 16:14ㆍ정치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경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묘지를 참배했다. 노 대통령은 4.19묘지에 헌화, 분향, 묵념을 한 뒤 유족들과 말없이 악수를 나누고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강재식 4.19민주혁명회장, 김근태 의원(도봉갑), 오영식 의원(강북갑) 등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내년부터 공식행사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4.19 격을 낮춘 것 같다”고 밝히고, “(아마도 역대정권과 4.19의) 관계가 어색했기 때문에 관행대로 해 왔는데 그 동안 미쳐 챙겨보지 못했다. 공식 행사에 참석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내년부터는 4.19 격에 맞게 공식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 18일 4.19 혁명단체 회원과의 오찬 모두 발언
"어떤 정치든 역사의식 가지고 혼을 다해야"
4.19 혁명 회원, 유족회 회원 여러분, 공로자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셔놓고 보니까 참 기분이 좋습니다. 가슴 뿌듯하고 여러분과 함께한 자리가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4.19의 가치는 영원히 변하지 않아
세상에 모든 일들이 행동할 때의 평가가 다르고, 또 이후 역사의 평가가 다르다. 또 모든 사건 행동 등에는 매 시기마다 긍정적이고 부정적 흠결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가 지나고 보면 분명히 그 진리에 입각한 역사, 정의에 입각한 역사가 있다. 길이 변하지 않는 역사가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그를 위해 자유 평등 평화 민주주의 수단적 가치, 불변의 가치로 생각하면 4.19의 가치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내일 4.19 묘지에 가서 자랑스런 역사 고할 것
3.1 운동이 한민족의 역사에서 지울 수없는 금자탑이듯, 4.19도 그만한 위치를 영원히 가질 것이다. 맥이 끊어지지 않고 꾸준히 역사와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지만 끝내 4.19정신이 결실을 맺어 민주정부를 세우고 민주주의하고 있지 않나.
먼저 가신 분들께 안타깝고 미안하다. 당대 이만큼 이룬 것 자체를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지 않나. 내일 4.19 묘지에 가서 한편으로 송구스럽고, 한편 자랑스런 역사를 고할 수 있다. 저도 4.19정신의 대열 끄트머리의 한 줄에 끼워주시면 영광이겠다. (박수) 감사합니다.
어떤 정치든 혼을 다해 그 사회의 가치 지켜야
지금 하는 정치가 여러분 맘에 드는 거 있고 맘에 안 드는 거 여러 평가가 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근본이다. 어떤 정치든 역사의식을 가지고 진정으로 혼을 다해서 그 사회의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 때문에 원성을 많이 들었는데, 다행히 요즘 기름 값이 날마다 오르지만 경제는 잘 버텨주고 있다. 다시 관계자들을 모아 대책을 세우고, 고유가 시대를 대비할 것이다. 국민의 역량을 믿고 그렇게 걱정을 안한다. 언제나 도전과 난관을 잘 극복해 주는 국민을 믿는다.
역사의 전통 바로 세우는데 혼신의 힘 다할 것
어떤 물질적인 성취에 매몰돼 역사와 정신 전통을 흩트리지 않고 바로잡아가야 한다.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워 당장은 이뤄지지 않지만 10년 20년 내다보고 민족의 자주권을 바로 세워야한다. 그리고 미래에 너와 내가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는 게 아니고 더불어 살아야한다. 양극화, 지역이 분열되는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고 해결해 장기적으로 다시 수난 겪는 일 없도록 하자.
올바른 역사와 전통의 깃발 아래 하나로 뭉쳐 우리 아이들이 사람 사는 세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전망을 갖자. 우리 역사의 전통을 바로 세워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여러 선배님들 소망도 그렇지 않나. 그러려니 하고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