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자취생 식탁 - 훈훈한 영양굴밥

2009. 12. 18. 19:45[펌]그림의 떡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바람~ 창틈마다 새어 들어와 덜컹덜컹.. 

며칠 한파라더니 정말 춥다.

 

나는 자취방에 혼자 앉아있다.

하늘은 깨질듯이 반짝 쨍 파랗고 하늘만큼 날씨는 춥고...

이런 날 전기난로를 쬐며 책을 읽는 것도 좋고 귤껍질 말리는 것도 좋고

옥장판(무려 옥장판. 전기장판 아님!!ㅋ)위에서 이불을 감고 조용히 자판을 두드리며 일을 하는 것도 뭐 괜찮다.

암, 혼자라는 것이 더욱 고즈넉하게 다가오는 게 겨울이지.

 

그런데 끼니때가 되면 조금은 사정이 달라진다.

평소 혼자라도 잘 먹어야지 생각하던 나도 이불속에서 기어나와 찬기운 냉랭한 주방불을 켜려면 좀 심란해진다.

그럼 나는 다시 뜨뜻한 난로 곁으로 돌아가 늦은 아점을 더 늦게 오후로 미루고

늦은 점심을 다시 저녁으로 미룬 채  우유나 빵조각을 입에 달고 있기도 하는데- 오늘이 딱 그렇다.

며칠을 사람 만나느라 바깥 밥을 먹고 술도 마시고 했더니 주방이 멀게 느껴지기만 한다.

 

이 마음을 알았는지 어쨌는지 근처에 있던 친구가 같이 밥이나 먹자며 연락을 해왔다.

또 다시 바깥밥을 먹기엔 속이 너무 난리난리속이고 날씨도 춥고 해서

집으로 오라고, 오는 길에 굴이나 사오라고 해서는 굴밥을 지어냈다. 함께라면 냉랭하지 않으니까. ^^

마땅히 다른 반찬 없어도 밥상 참 훈훈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영양 굴밥 (3인분)

 

재료    불린쌀 2+1/2컵(전기밥솥용 계량컵으로~), 굴 2봉지(135g짜리...), 무와 당근, 양파 합해서 1줌,

양송이버섯 2개, 느타리버섯 1줌, 다시마 2장(5*5cm)

양념장  쪽파 2대, 간장 4큰술, 고춧가루 1큰술, 청주 1큰술, 설탕 1/2작은술, 참기름 2큰술, 깨소금 2큰술

 

* 굴밑간 참기름 1작은술, 청주 2작은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굴을 미리부터 넣어 밥하면 굴은 질겨지고 밥은 검어지기 때문에 뜸 들 때 넣어 익히는게 좋아요~

전기밥솥에 밥을 할 때에는 미리 굴을 한 번 삶고,

삶은 물로 밥물을 잡아 밥을 해서 삶을 굴을 얹어 내는 방법이 좋구요~

참고하세요 ^^

 

+ 재료는 냉장고 사정이 되는대로 준비해주세요.

계량에 별 의미가 없어서 자세히 쓰지 않았어요.

무와 버섯종류, 미역은 굴맛과 잘 어울리니 참고하시구요..

당근과 무가 만나면 비타민 손실이 있다지만

어차피 가열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

 

 

 

 

 

 

 

당근, 무, 양파, 양송이버섯은 7mm~1cm 정도로 깍뚝썰고, 느타리버섯은 가닥가닥 찢어서 준비한다.

굴은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물기를 빼고, 밑간 재료로 밑간한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시마도 가위로 5*5mm정도의 크기로 잘라놓는다.

 

 

 

 

 

 

 

양념장을 만든다.

 

 

 

 

 

 

 

불린쌀과 채소, 다시마를 섞고, 평소 밥물보다 적은 양의 물을 잡아 밥을 한다.

(저는 재료가 자박자박 잠길 정도로 부었어요~)

센불에 뚜껑 덮어 냄비를 올리고 바글바글 끓으면 한 번 뒤적여주고,

뚜껑 덮어 중불->약불로 서서히 줄여 밥을 짓는다.

뜸 들일 때, 굴을 넣고 뚜껑 덮어 뜸들이면 된다.

 

 

 

 

 

 

 

뽀얗고 오동통한 굴과 감칠맛 나는 밥, 채소와 양념장을 비비면~~

구수하고 달큰 담백하다~ :)

유별난 재료 안 들어갔어도 이게 바로 영양밥이다. ㅎㅎ

 

 

 

 

 

 

 

 

그리고 이건 전에 만들었던 굴밥... 작은 수삼뿌리와 미역, 무가 들어있다.

 

 

 

영양밥 한 그릇에 각종 바깥음식과 어설픈 끼니들로 지쳐있던 몸에 온기가 생기는 듯 하다.

굴영양밥이 괜히 영양밥이 아닌가 보다... 싶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온기 덕분이겠지. 

 

혼자 지내는 게 좋다.

대답을 기다리며 말을 종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고,

나는 또 쓸데 없는 말을 뱉고 신경쓰이지 않아서 좋고-

내가 만들어내는 소리 외에 신경쓰이는 잡음들에서 벗어나니 좋고..

쓰던 컵에 물을 먹어도 내가 먹던 컵이니 괜찮은 편안함이 있다. 

그러니 나는 혼자 지내는 생활을 포기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적으로 혼자일 수는 없어서 또 영양 듬뿍 담긴 온기를 찾는 모양이다.

 

찾아와줘서 고맙다 친구님들 :)

 

 

 

 

더 많은 음식 이야기를 보시려면

http://girinnamu.com

 

 

 

기린나무의 게시물을 스크랩, 재게시 하실 때에는

편집 없이 원본 그대로 가져가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제 진심어린 글과 사진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상업적,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함을 말씀드립니다.

 

 

 

 

 

 

출처 : 미즈쿡 레시피
글쓴이 : 기린나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