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찌질대지 마라

2006. 6. 5. 16:28정치

찌질대지 말라

-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이제 아예 이 판을 떠나라

단재몽양

어떤 신문의 그림판을 보니 참 가관이더라. 진보는 분열로 망하는데, 보수는 부패로도 이제 안 망한단다. 어이없지만 이게 현실이고, 현실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의 패배, 내가 보기엔 그 이유가 아주 근본적인데서 부터 시작하여 사소한 것까지 아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런 결과에 이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야장창 선거패배의 이유로 떠들고 있는 ''개혁을 못해서'' 꼭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진보란 것은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는 순간 선명경쟁을 요구하며 압박한다. 그것이 진보의 장점이기도 하며 동시에 근본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말을 풀어보자면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래서 진보진영에 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자기의 의사와는 별개로 선명경쟁을 요구 받으며 내 몰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보다 선명하지 않으면 버림 받을 수 밖에 없을 그 공간은 대부분의 합리와 토론이 부재하게 되고, 강경일변 편짜기의 종적 궤도만을 만들게 하며, 불필요하고 안타까운 에너지 소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진보는, 진보를 추구하는 제세력은 이 본질을 꿰뚫고, 이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긴 말이 필요 없다. 진보는 이런 본질적 노정에 강제되어 습관성 표독성으로 늘 자기편 내에서 공격과 방어에 급급하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그렇게 스러져 가는 것이다. 거기서만 끝나면 그래도 좋으련만 문제는 진보의 가치를 대중에게 견인해야 하는 본질적 목적마저 동시에 소실하여, 결국은 너도 나도 그 아무도 없는 폐허의 공황만 남게 되는 것이다.

선거 결과를 두고 찌질대지 말라. 지금 이 순간 전선은 포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다.
진보는 아직도 분열에 망하는게 현실인데, 보수는 이제 부패로도 망하지 않는다고 하는 세상에 이르렀다지 않는가. 보수가 이런 내공에 이른 대목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것이 급선무요, 그것을 헤쳐나가 주길 세상은 요구하고 있다. 선명경쟁이라는 것이 이제 세상에 아무런 울림이 없는, 뚜렷한 전선구도가 이미 무너진 세상에 이르렀다는 것을 정말 언제까지 모른척 하고 서로 삿대질로 비틀대고 만 있어야 하는가.

하, 이제 보니 그런 스스로들의 문제는 따져보지 않고, 벌써 겁부터 먹고, 정권을 내 줄 것처럼 포기하는 행태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다시말하지만, 그런 패배주의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처음부터 옳다고 생각 했으면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고, 서로 협력하여 그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서 끝까지 해보는거지 뭘 쓰잘대기 없는 변설이 난무하는가.

세월이 아직 남아 있다. 권력이란 찾아오기도 힘들지만 내주기도 그 만큼 쉽지 않는 것이다. 희망을 갖고 대범하게 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님들이 아무리 따져 보아라 정권을 갖고 개혁의 노정을 헤쳐나가는 것이 쉽겠는가, 아니면 정권의 힘이 없이 하는 것이 쉽겠는가. 노력해야지 노력하겠다는 자세들은 없이, 징징대며, 삿대질이나 하고, 잘못된 경도성에 매몰되어, 불필요한 집착에만 휩싸여 남아 있는 가능성마저 사장 시켜서야 되겠는가.

최선을 다하자, 그래도 안되면 어쩔수가 없고, 최선을 다한 스스로가 비겁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안될 것이라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이제 아예 이 판을 떠나라.

-노하우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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