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Kt울진지점 IT 엔지니어(A/S 담당) 장성환

2008. 3. 18. 15:46울진

▶ Kt울진지점 IT 엔지니어(A/S 담당) 장성환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어 그 자체가 보람입니다”
 글쓴이: 김석칠기자
 E-mail: ksch014@empal.com
 작성일: 2008.03.18.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의 구석구석으로 네트워크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어, 지금은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가 있다. 그렇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묵묵히 자신들의 소임을 다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물한 번째의 주인공은 KT울진지점에서 군내 전체의 통신망을 연중 관리하며 A/S를 통해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장성환(울진읍, 35세)씨다. 성환씨는 13년 넘게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보람이 크다고 말을 이었다.


열관리 분야의 자격증으로 현 직장과 인연 맺어  
울진읍 고성리가 고향입니다. 울진초와 울진중, 울진고(93년 졸업)를 졸업했고요. 고3때 가고자 하는 대학에 응시했지만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것 보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직업을 가지자고 마음먹고 포항으로 갔습니다. 외가집에서 생활하면서 학원(현, 기능대학)에 등록, 열관리 분야(특수 보일러) 자격증을 취득해 93년 11월에 계약직으로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지역에는 열관리 분야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드물었거든요. 그리고 큰 건물에는 특수보일러가 설치돼 있어 누군가는 그것을 담당해야 했고요.  

 

94년 8월 단기사병(방위)으로 입대하기 전까지 일을 하고, 소집해제 후에도 바로 계약직으로 채용되어 현장에서 선로를 유지·보수하는 일을 배웠습니다. 당시 전주(電柱)도 많이 세웠죠. 그때 세워 둔 전주들 덕택에 우리 지역의 구석구석에 인터넷 망을 연결하는 것이 좀 더 수월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통신학교 2년 동안 유·무선 산업기사, 유선방송기능사 자격증 취득
  
현장에서 일 년 정도 일하다가 경기도 광주에 소재하고 있는 통신학교에 입학해 2년간 배웠습니다. 당초에는 1년 동안 배운다는 계획이었지만, IMF의 영향으로 취업보다는 1년 더 공부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열심히 익혔죠. 통신학교에서 유·무선 산업기사, 유선방송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요. 당시 통신학교 졸업생들이 신생 통신관련 업체들에게 인기가 많아 취직은 쉽게 되었죠. 저는 고향으로 내려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시설운영과의 A/S 계통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통신학교 졸업동기들과 가끔 연락하면 경제적으로 저보다는 훨씬 더 여유가 있는가 보더라고요. 저도 그때 고향으로 내려오지 않고 취직했더라면 비슷했겠죠. 그래도 저는 제가 스스로 선택한 고향행이기에 후회나 아쉬움보다 보람과 만족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1만2천여명의 계약직이 해직되는 사태가 벌어져 투쟁도 열심히 했습니다. 입사를 하더라도 일정한 근무 기간이 흘러야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저 역시 계약직이었거든요. 이후 A/S 작업이 컴퓨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컴퓨터에 관련된 일을 배우고 싶어 지역의 모 업체에서 5개월 정도 일을 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컴퓨터와는 불가분의 관계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거쳐 2001년 말에 정규 직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주 임무는 인터넷망과 관련한 A/S 

지금 하고 있는 주 임무는 인터넷망과 관련한 A/S를 통해 각 가정마다 연결된 인터넷 전용선들에 대해 점검하는 일입니다.    

 

일을 배울 때인 초창기에는 시설 노후화로 인한 A/S가 많았다면, 요즈음은 1시간 단위로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고객의 문의 전화가 오면 언제 방문하겠다는 시간을 정하게 됩니다. A/S에 관한 직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기술교육도 일 년에 정기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기술 습득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도태되어 버리거든요. 고객을 대하는 친절교육도 매일 조회시간을 통해 강조되고 하다 보니 이제는 몸과 얼굴에 익숙해졌습니다.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 집에 일을 하러 가면 제가 울진사람이라고 하면 의아해 합니다. 항상 웃고 친절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울진 사람 특유의 무뚝뚝함이 없어진 것이겠죠. 저는 항상 고객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알아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자신감이 있어야 고장 났다고 신고한 부분에 대해서 제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도 스스로 많이 키웠습니다. 

 

20대 후반 무렵 울진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는데, 이제는 지역에서 반려자(伴侶者)를 찾아 지역에 뿌리내리며 살고 싶습니다. 숫기도 없고, 일이 재밌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반쪽 찾기가 쉽지 않네요.    

 

겨울철 눈과 얽힌 사연들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처음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선배들한테 야단도 많이 맞았습니다. 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전주를 세우고, 선로를 깔고 몸은 피곤했지만 재미있게 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면 진짜 일하기가 편리합니다. 힘들었던 것은 빨리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도 추억이 되잖아요. 당시에는 힘이 들었었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가 할 수 있다는 보람을 느끼면서 일에 매료되었습니다. 선로가 깔린 곳이면 어디든 가야하기 때문에 울진의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특히 겨울철 눈이 오고 나면 긴장이 많이 됩니다. 몇 년 전 왕피리 동수골로 가게 되었는데 길이 임도(林道) 수준이었습니다. 트럭을 운전해 가는데 외길에서 길이 막혀 막막했죠. 휴대폰도 안 되고. 시쳇말로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간 경우도 있었는데 너무 위험하다고 일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으니까요. 

 

겨울철에는 한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때는 하루를 다 소비하기도 합니다. 길에 쌓인 눈이 녹아 차가 빠져 차 건지느라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사다리를 메고,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1시간 이상을 걸어가기도 합니다. 기다리시던 분이 고맙다고 마음을 많이 써 주시죠.    

 

또한 선로 쪽은 물과 상극이다 보니, 장마철에는 점검을 자주해야 합니다. 통신 전주도 전기가 흐르는데 찌릿찌릿함을 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고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주를 올라가야 해결이 가능하거든요.  

 

경력이 쌓이면서 이제는 전화상으로 상태를 진단해 어느 쪽이 고장 났는지 80~90%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전화상으로 원격으로 고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고객이 전적으로 신뢰하고 같이 도와줘야 일이 수월합니다.

 


지역사회에 보탬 줄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보람    
남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자긍심도 키울 수 있어 보람입니다. 지역사회에 작지만 보탬을 줄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좋습니다. 부모님에게 제가 잘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항상 좋은 마음을 갖고 웃으며 적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긍정인 방향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제 스스로를 통제하기가 쉽더라고요. 불평불만을 가지게 되면 무슨 일이든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힘들지 않겠습니까.    

 

저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A/S 팀은 울진읍에 5명, 후포면에 3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전부 울진 사람이어서 가족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궂은일은 서로 도와주면서 배려하고, 앞장서려고 하는 자세가 좋은 것 같습니다. 고객들도 일을 하다보면 예약된 시간보다 늦거나 빠를 수 있는데, 본인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더 헤아려주고 배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퇴직하더라도 이 분야의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배우고 익히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되겠죠.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없는 보람이자 즐거움입니다.  

 

성환씨와 인터뷰를 위해 일과시간이 끝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유니폼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성환씨는 이야기하는 동안 내내 웃음이 얼굴을 떠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직업전선에 뛰어 들어 10년 넘게 샛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인터넷 문제로 두세 번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도 항상 웃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었다.

 

* 출처:월간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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