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7. 22:40ㆍ관심사
쌀 이야기③ 우리 쌀, 알고 먹읍시다
농부의 손길 88번을 거쳐야 탄생하는 쌀
- 민족과 함께 해 온 쌀은 우리의 문화요 생명입니다
- 벼의 일생은 대략 180일, 벼꽃은 오전 11시에 절정
벼는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의 원료인 동시에 잎·줄기·뿌리의 어린 조직인 씨눈과 영양분인 배젖으로 구성된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볍씨가 발아해서 여물기까지는 대략 180일이 걸린다. 벼가 자라는 동안 농업인들은 자식을 돌보듯 정성을 기울인다. 이 때문에 쌀알이 촘촘히 달려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한자의 ‘미(米)’자의 유래를 ‘볍씨를 뿌려 거둘 때까지 농부의 여든여덟번(八十八) 손을 거쳐야 쌀 한톨이 생산된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우리의 주식인 쌀이 탄생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 농부의 88번의 손길을 거쳐야 비로소 한 톨이 생산된다는 쌀. 볍씨의 싹을 틔우고 못자리를 한 후 180여일이 지나면 수확하는 쌀. 이 소중한 쌀을 생산하기 위해 꽃을 활짝 터트린 벼꽃의 신비스러운 모습. 벼꽃은 대략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피는데 벼 꽃을 '자마구'라고도 부른다.
모 농사가 반농사
볍씨에 적당한 수분과 온도가 주어지면 배젖에 함유된 영양분은 어린 조직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분해되고 어린 싹은 이 에너지를 이용해 벼 껍질을 뚫고 나오는 발아가 이뤄진다.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 젖을 먹듯이 벼도 발아 후 3번째 잎이 나올 때까지는 종자에 저장된 배젖의 영양분을 이용해 자라고 비로소 4번째 잎 이후부터는 뿌리를 이용한 양분 흡수와 광합성으로 자란다.
볍씨의 싹을 틔우고, 못자리에 나온 모는 30~35일 자라면 5~6장의 잎이 나오는데 이 시기에 모내기가 이뤄진다. 대략 5월 중순부터 북부지방부터 모내기를 시작하여 점차 남부지방으로 이동하여 6월 초순이며 모내기를 마치게 된다.
농업인들은 모내기에 앞서 그루터기와 볏짚, 퇴비 등을 땅속 깊이 뒤집어 넣는 논갈이를 한 뒤 흙을 부드럽게 하고 논에 물을 담는다. ‘한치 갈면 한섬, 두치 갈면 두섬, 세치 갈면 세섬’이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농사속담이 있는데 이 말은 모심기 전 흙을 깊이 갈수록 뿌리의 생육이 좋아져 벼가 튼튼하게 자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한 톨의 쌀이 생산되기 가지의 과정. 농부들은 한 톨의 살을 생산하기 위해 정월 대보름 이후부터 벼농사 준비에 들어간다. 볍씨를 준비하고 싹을 틔워 못자리를 하고, 모내기와 관리를 하면 10월부터는 황금 들녘에서 우리의 주식을 수확한다. 못자리에서 수확까지는 대략 180일 정도가 소요된다.
속담에 ‘거름욕심 많은 농부 검불농사 진다’의 의미
모내기 후 5~7일이 지나면 벼는 새끼치기(곁가지가 나오는 것)가 시작된다. 새끼치기는 이삭이 큰 품종이나 조생종은 새끼 수가 적고 이삭이 작은 만생종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새끼치기는 35~40일까지 급속히 증가하다가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 늦게 친 새끼는 말라죽고 이삭이 될 수 있는 참새끼만 남게 된다.
이러한 벼의 새끼치기는 잎의 발생 및 뿌리내림과 함께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데 6번째 잎이 나오면 먼저 나온 3번째 잎의 겨드랑이와 마디에서 새끼치기가 이뤄지고 뿌리가 나온다.
참새끼의 비율을 높이려면 비료 주는 시기와 적절한 물관리가 중요하다. 모낸 후에는 물을 깊게 대고 7~10일 뒤에 뿌리가 내리면 가지칠 거름을 준다.
또 흙의 통기를 좋게 해 뿌리를 발달시키면 몸집이 단단해져 비바람에 의한 쓰러짐 피해를 줄일 수 있다. ‘7월 나락 검은 집과는 사돈 맺지 마라’ ‘거름 욕심 많은 농부 검불농사 짓는다’는 농사속담은 새끼칠 거름을 많이 주거나 늦게 주면 헛새끼를 많이 쳐 오히려 수량이 줄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벼꽃은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펴
생식생장기에는 줄기 밑부분에서 어린 이삭이 생기고 자라 새로운 종자를 맺는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벼는 절기상 ‘하지’를 지나 해가 짧아지면 꽃눈이 생기는 단일성 작물이지만 온도에 따라 이삭패기가 빨라지기도 한다.
어린 이삭이 생기는 시점은 이삭이 나오기 30일전께 시작해 이삭가지가 자라면서 그 끝에 벼꽃이 필 시원체가 생긴다. 이삭이 나오기 16일전께는 꽃가루 어미세포의 분화가 이뤄지고 벼의 마지막 잎이 빠져나온다.
벼의 꽃이 피는 시기는 이삭의 발달과정 중 외부환경에 가장 민감한 시기로, 저온·햇볕부족·가뭄·침수 등 나쁜 환경을 받으면 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삭의 퇴화와 쭉정이가 생겨 수량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마지막 잎의 잎집에서 어느 정도 자란 이삭은 이삭목 마디 사이가 급속히 자라면서 이삭이 잎집 밖으로 밀려나오는데 이를 이삭패기라 한다.
이삭이 팬 것은 적당한 온도가 되면 껍질이 벌어져 꽃이 핀다. 꽃피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오전 11시에 절정을 이룬다. 벼는 제 꽃가루받이(자가수분) 식물로 생식세포의 감수분열에 의해 암수 배우자가 만들어진다. 성숙한 화분이 암술머리에서 화분관을 내어 배낭에 침투하면 두개의 정핵이 만들어진다. 정핵 하나는 난핵과 결합하여 씨눈을, 다른 하나는 극핵과 융합해 배젖을 만드는 중복수정을 한다.
벼 꽃을 해부한 그림이다. 벼의 꽃은 수술이 6개에 암술이 1개이다. 오전 9시 경에 벼의 껍질이 서서히 벌어지면 수술이 뽀로롱 밖으로 나오고 바람에 살알이며 꽃가루를 떨어뜨리면 암술머리에 꽃가루가 묻어 수정하게 된다. 수정이되면 곧바로 벼의 껍질은 닫히게 되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양분이 축적되어 벼 이삭이 여물어 가게 된다.
이삭팬 후 45일경이면 수확
수정 후 벼 알이 여무는 기간에는 껍질의 색깔변화가 나타난다. 벼가 익기 시작하는 초기의 껍질은 푸른색을 띠고 알맹이는 하얀 젖 상태지만 벼가 점차 익어가면서 하얀 젖 상태인 액상에서 수분이 감소해 풀 모양의 반고체 형태로 변하고 그 이후에는 껍질이 황금색으로 바뀌면서 내용물도 딱딱하게 여물며 충실해진다.
벼는 이삭이 팬 지 45일 지나면 내용물이 딱딱해져 손톱으로 눌러도 깨지지 않는 완전한 배와 배유를 가진 새로운 종자가 된다. 이 때가 되면 수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벼는 밤낮의 온도차이가 클수록 알맹이로 전류되는 전분의 양이 많아져 충실한 종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늦가을 일기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커 특히 밥맛이 좋은 쌀을 생산하는 좋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먹는 한 톨의 벼 알이 생산되기까지 180일이 넘는 오랜 기간과 88번이나 되는 농부의 손을 거쳐야 한다니 쌀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봄에 벼를 심고 가을이 되면 탱글탱글하게 잘 영글은 벼 이삭은 황금빛을 띠고 고개를 숙인다. 대략 벼이삭 하나에는 90~150개 정도의 벼알이 달린다. 조생종은 9월부터 수확을 시작하고 중생종과 만생종은 10월 이후에 수확한다. 탱글탱글 잘 여문 벼 이삭에 한가로이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는 벼메뚜기가 평화로운 농촌의 들녘을 대변하는듯하다.
미디어 다음 블로그 베스트기자 길s브론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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