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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24. 17:32사람들

 

 

 

 

 

 

 

 

 

 

  

 

 

볕좋은 한낮,

유모차에 의지해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천자문 책이 있냐며 들어오셨다.

가끔 오가시는 모습을 뵈어 안면이 있는 분이신데, 일제 때 만주에서 부부가 같이 공부를 했고 해방 이후에 경찰공무원이었던 남편 덕에 전업주부로 살며 자식 키우고 살림만 하고 살아 세상물정을 하나도 몰랐는데, 남편께서 돌아가시고 이제야 조금 물정을 알아간다셨다.

이렇게 건강하시고 많은 연세에도 공부를 하시니 치매엔 안 걸리시겠다고 하니, 허리수술 무릎수술 하느라 병원에서 다섯달을 있다 집에 온 지 얼마 안되는데 긴 밤 잠 안 올 때 천자문 쓰기 공부하신다고 여러권 중에 보기 편한 걸로 한 권 사가셨다. 가시면서 일본어로 말씀하시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안 죽고 산다면 2,30년후의 내 모습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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