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24주년] 시민의 참여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한다
2011. 6. 10. 15:38ㆍ사람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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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참여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한다 -노 대통령 “6·10 민주항쟁은 국민과 정의,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 ※ 이 영상은 2007년 6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0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의 노무현 대통령 기념사를 중심으로 노 대통령의 연설 및 관련 자료를 모아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20년이 흘렀습니다. 4·13호헌 조치는 서슬이 시퍼랬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소망은 간절했고, 분노는 뜨거웠습니다. 마침내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군사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국민이 승리한 것입니다. 정의가 승리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한 것입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땀과 피를 흘리고,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항쟁을 이끌어 주신 항쟁 지도부, 하나가 되어 승리의 역사를 이룩하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국민이 승리한 역사” 국민 여러분, 6·10민주항쟁은 특별히 기억에 새겨두어야 할 의미가 있는 역사입니다. 6·10항쟁은 국민이 승리한 역사입니다. 그동안 우리 역사에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억할만한 많은 투쟁이 있었고, 오늘날 우리는 이들을 엄숙하게 기념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런 주저 없이 승리한 투쟁으로 말할 만한 역사를 찾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6·10항쟁은 승리했습니다. 항쟁 이후 20년간, 우리는 군사독재의 뿌리를 완전히 끊어내고 민주주의를 꾸준히 발전시킴으로써 6·10항쟁을 승리한 역사로,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승리한 역사는 소중한 것입니다.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 위에 새로운 역사를 지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6월항쟁은 자연발생적인 항쟁이 아니라, 잘 조직되고 체계화된 국민적 투쟁이었습니다. 항쟁의 지도부는 잘 조직되어 있었고, 각계의 지도자들이 두루 참여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를 뚜렷이 제시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중적 투쟁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리고 승리했습니다. 잘 조직된 국민의 의지와 역량이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낸 것입니다. 6월항쟁은 가치와 목표를 더욱 뚜렷하게 제시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잘 조직하면, 더 큰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6·10의 승리는 축적된 역사의 결실입니다. 우리 국민은 오랜 동안 많은 항쟁의 역사를 축적하여 왔습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전제왕권의 학정에 맞섰던 민생·민권 투쟁,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던 수많은 민족독립 투쟁, 그리고 군사독재에 맞선 꾸준한 민주주의 투쟁들이 그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수많은 좌절을 통하여 가슴에 민주주의의 가치와 신념을 키우고, 그리고 역량을 축적하여 왔습니다. 의미 있는 좌절은 단지 좌절이 아니라 더 큰 진보를 위한 소중한 축적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6월항쟁의 승리를 보고 일시적인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혜, 당장의 성공에 급급하여 대의를 버리지 않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6월항쟁 승리와 정권교체, 20년간 이어진 청산과 개혁의 노력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6월항쟁은 그 역사적 의미로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국가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87년 이후 우리 경제는 개발 연대의 요소투입형 경제를 넘어서, 지식기반 경제,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하고, 세계와 경쟁하여 당당하게 성공하고 있습니다. 국민총생산은 87년 세계 19위에서 2005년 12위로 상승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은 63위에서 48위로 상승하였습니다. OECD 국가 중에는 24위입니다. 그 밖에도 많은 경제지표는 우리 경제가 87년 이후 장족의 발전을 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관치경제, 관치금융을 청산하여 완전한 시장경제를 실현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그 위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유와 창의로 경쟁할 수 있게 된 결과입니다. 6·10 항쟁의 승리와 정권교체, 그리고 지난 20년간 꾸준히 이어진 청산과 개혁이 없었더라면 이룰 수 없는 성과를 이루어낸 것입니다. 97년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지체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당시의 지표를 회복하지 못한 항목이 적지 않습니다. 97년 경제 위기는 관치경제, 관치금융, 법치가 아닌 권력의 자의적 통치라는 독재시대의 낡은 체제를 신속히 개혁하고 정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완전한 정권교체로 완전한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신속하고 철저한 개혁으로 극복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97년 이후의 우리 경제의 지체를 빌미로 민주세력의 무능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양심이 없는 사람들의 염치없는 중상모략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에 관하여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저는 해외에 나가서 우리 한국이 단지 경제에만 성공한 나라가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성공한 나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정통성을 가진 지도자가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고 나라의 위상도 높인다는 사실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절반의 승리, 군사독재의 잔재와 수구언론의 결탁 국민 여러분, 그러나 6·10항쟁은 아직 절반의 승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루고, 특권과 유착, 권위주의와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뒤늦기는 하지만, 친일 잔재의 청산과 과거사 정리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제도의 측면에 있어서는 독재체제의 청산과 민주주의 개혁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반민주 악법의 개혁은 미완의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날의 기득권 세력들은 수구언론과 결탁하여 끊임없이 개혁을 반대하고, 진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국민으로부터 정통성을 부여받은 민주정부를 친북 좌파정권으로 매도하고,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음으로써 지난날의 안보독재와 부패세력의 본색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민주적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지난날 개발독재의 후광을 빌려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독재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민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해 왔던 수구언론들은 그들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하여 민주세력을 흔들고 수구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 중에 누구도 국민 앞에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군사독재의 잔재들은 아직도 건재하여 역사를 되돌리려 하고 있고, 민주세력은 패배주의에 빠져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아직 우리 누구도 6월항쟁을 혁명이라고 이름 붙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모양이 된 것은 6월항쟁 이후 지배세력의 교체도, 정치적 주도권의 교체도 확실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민주세력의 분열과 기회주의 때문입니다. 87년의 패배, 90년 3당 합당은 우리 민주세력에게 참으로 뼈아픈 상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주의와 기회주의 때문에 우리는 정권교체의 기회를 놓쳐버렸고, 수구세력이 다시 일어날 기회를 준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상실은 군사독재와 결탁했던 수구언론이 오늘 그들 세력을 대변하는 막강한 권력으로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한 것입니다. 분열과 기회주의가 6월항쟁의 승리를 절반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국민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이 잘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머지 절반의 승리를 완수해야 할 역사의 부채를 아직 벗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미래 ‘국민 스스로 지도자가 되는 사회’ 국민 여러분,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자명합니다. 나머지 절반의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반독재 민주화투쟁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새삼 수구세력의 정통성을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민주적 경쟁의 상대로 인정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여 대화와 타협, 승복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87년 이후 숙제로 남아있는 지역주의 정치, 기회주의 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수구세력에게 이겨야 한다는 명분으로 다시 지역주의를 부활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회주의를 용납해서도 안 됩니다. 이와 함께 눈앞의 정치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후진적인 정치제도도 고쳐서 선진 민주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 단임제와,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선거법, 당정분리와 같은 제도는 고쳐야 합니다. 여소야대가 더 좋다는 견제론, 연합을 야합으로 몰아붙이는 인식도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선진국다운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언론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상 더 특권을 주장하고 스스로 정치권력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에 충실하고, 공정하고 책임 있는 언론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입니다. 이것은 마지막 남은 개혁의 과제입니다. 주권자의 참여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할 것입니다. 정치적 선택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주권을 행사하는 시민, 지도자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시민, 나아가 스스로 지도자가 되는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시민이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믿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해낼 것이 없는 우리 국민입니다. 20년 전 6월의 거리에서 하나가 되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나갑시다. 지역주의와 기회주의를 청산하고 명실상부한 민주국가, 명실상부한 국민주권 시대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07. 6.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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