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연염색 고운물세상 박미옥 대표

2010. 4. 30. 09:57울진

[인터뷰] 천연염색 고운물세상 박미옥 대표
"천연염색은 고상한 것 아니라 밥 짓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
2010년 04월 29일 (목) 20:16:16 김석칠 기자sckim@uljin21.com

'한지에 나만의 고운 색을 입혀 작품을 만들고자 가볍게 발을 디딘 천연염색, 하지만 알아 가면 갈수록 깊고 넓은 세계에 무한한 매력을 느낍니다. 관심을 가지는 만큼 보이고 느낀다고 합니다. 멋스러우면서도 친환경적인 천연염색이 일상생활 속에 가까이 자리 잡고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회 초대의 글에서...

 

   

평해읍 학곡리에서 천연염색공방인 '고운물세상'을 운영하고 있는 박미옥(54세) 대표가 '천연염색을 생활 속에 가까이전(展)'을 지난 4월6일부터 8일까지 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했다.

 

박미옥씨는 이번 전시에서 전시의 제목처럼 천연염색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늘 함께하자는 취지에서 실생활에 이용되는 옷과 모자 등 다양한 품목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천연염색으로 다양한 색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지공예를 하면서 부드러운 색깔을 얻어서 한지에 입히기 시작하면서 천연염색을 접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박미옥 대표는 지난 2005년 청소년수련관에서 한지공예를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한지의 어울리는 멋스러운 색깔을 찾다보니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천연염색의 재료 중에서 황토는 울진산입니다. 타 지역보다 오히려 색깔이 예쁘고 곱게 나옵니다. 이제는 어디를 다니면 흙밖에 안보여서 같이 가는 사람들이 놀리기도 합니다(웃음). 황토를 이용한 염색한 전라도 지방이 발달돼 있어요. 지역에서 찾다보니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사람들이 황토의 성분에 대해 궁금하게 여겨, 경북도농업기술원에 의뢰해 성분을 분석해보니 지역의 황토에서 중금속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지역의 황토가 좋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고객들에게 분석기준표를 함께 보냅니다. 그리고 다른 염색제로 한약재는 주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산이나 들에 널린 풀, 감, 밤 등 모든 것들이 염색제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천연염색의 재료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매출은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정도 됩니다."고운물세상의 천연염색 제품은 덕구온천 주차장의 울진농수산물특산품 판매장과 백암온천 한화콘도내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고운물세상의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과 입소문을 통해 공방이 있는 평해읍 학곡리로 소비자들이 직접 찾고 있다.

 

특히 황토염색의 옷은 어린아이들의 아토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들로 꾸준한 구매가 이어 지고 있다.

 

박미옥씨는 낮에는 축사를 돌보고 저녁시간에 천연염색 공방을 둘러볼 수밖에 없는데, 홈페이지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업그레이드는 외지에 있는 딸들이 한번씩 손을 봐주고 있다고.

 

한편으론 황토 염색은 겨울철에는 기온 등의 여건으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염색을 들여 자신이 원하는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보통 3~5번 정도 말리고 염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된다. 때로는 20번 넘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천연염색을 한 제품들이 당연히 가격이 화학섬유로 만든 옷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옷을 만드는 전 과정에 끊임없이 손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처음 천연염색한 제품의 가격을 본 사람들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이해하게 되면 수긍하게 된다고.

박미옥씨는 공방에 전시된 다양한 상품들에 대해 처녀시절 카톨릭 문화회관의 양재반(홈패션)에서 배운 솜씨로 단순하고 쉬운 것은 직접 만들기도 하고, 어려운 것은 전문가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황토전문샵 견학을 통해 소비자들의 입장과 만드는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디자인과 색상 등을 저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하게 된다며, 소비자의 기호와 어떻게 어느 선에서 일치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고민하고 있다.

박미옥씨는 최근 3년 동안 '보자기 들고 나가다'전(2008.12. 부산 사상지하철역), '걸지말고 들고 나가라'전(2009.4. 청주 공예관),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도 '천연염색을 생활 속에 가까이'전이라는 제목을 다소 재밌게 지었다.

 

이에 대해 묻자, "천연염색은 고상한 것이 아니에요. 우리들의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에서는 매일 밥 짓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었어요. 화학섬유가 보급되면서 그 편리함에 천연염색이 밀렸다고 생각해요. 전에는 일상이었던 것이 이제는 고급(?)이 된 다소 아이러니하지 않나 여겨져요. 그래서 일반인과 같이 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제목을 잡았고요, 아이들과 엄마들이 놀이삼아 물들이면서 즐기며 할 수 있는 것이 천연염색이라는 생각이에요."

 

절대로 천연염색은 고급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조금씩 일상생활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천연염색에 대한 기초반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 역시 지속적인 천연염색 교육을 받으면서(박미옥씨는 현재 신라대학교 전통염색연구소 3학기 재학 중이다) 천연염색이 상당히 '과학적'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즉 다양한 색상들이 그저 우연히 물들어지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나타내고 싶은 색깔을 낼 수 있어요. 색소성분을 염재를 통해 일정비율로 혼합하면서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죠."

 

아직 보급화가 많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천연염색의 패키지 상품이 있다. 안내장의 설명을 통해 티셔츠와 손수건을 이용해 일반인들도 손쉽게 천연염색을 즐길 수 있는 상품들도 요즈음은 시판되고 있다.

 

그리고 천연염색을 하면서 색이 바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염제가 있어야 섬유에서 색을 붙들고 있는다고. 그러나 매염제가 화학제품이다 보니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서도 이의 적절한 양의 사용이 중요하고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키토산을 주로 매염제로 이용했어요, 지난 2년간 준비한 것들입니다. 실크는 염색이 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잘됩니다. 면은 힘들지만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한 만큼 면 제품을 많이 선보이죠, 인견(人絹)을 이용한 천연염색도 이번 전시회에서 많이 선보이기도 했고요."

 

천연염색의 매력에 대해 묻자,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색상을 얻은 자기만족과 원하는 무늬를 표현했을 때가 제일 좋습니다"라고 박미옥씨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박씨는 올해 지역의 천연염색연구회장의 역할도 맡게 됐다고 벌써부터 걱정이다. 22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천연염색연구회는 올해 11월경 전 회원이 함께하는 전시회도 계획 중에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아 주셔서 같이 즐기고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http://www.uljin21.com/news/articleView.html?idxno=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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