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방문기(7월 12일)

2008. 7. 14. 18:12하루하루

아이 8명 어른 2명이 김해 한옥체험관, 김수로왕릉, 민속박물관을 구경하고 마지막 코스인 봉하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40분. 봉하사진관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대략 5시쯤에 손님맞이를 하시니 운이 좋으면 바로 뵐 수 있고 사람들이 많지 않으면 기념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름 잔머리를 굴린 끝에 마지막코스로 정한 봉하였다. 

그런데 어쩌나.
멀리서 보니 생가앞 사람들이 돌아나오는게 보인다. 
막 손님맞이를 끝내고 들어가신 것 같다. 
혹시나 뒷모습이라도 뵐 수 있을까 하고 뛰었다.
덩달아 아이들도 뛰고....
그러나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훈남 경수 님 뒷모습만 보았다.

사저 쪽을 쳐다보며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데 마침 봉하식구인 듯한 이가 지나가기에(익히 알려진 이들 말고도 모자나 옷차림에서 표가 난다) 몇마디 물어보다 보니 '세찬' 님이었다. 케이투 님과 전화연결을 해주어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우니 다음 나오실 시간 알아보고 전화로 알려주면 시간에 맞춰 움직이다 나오시면 뵙고 가겠다고 했다.(그런데 결국 전화는 오지 않았다. ㅡ.,ㅡ) 

세찬 님이 일러준대로 봉화산엘 오를까 하다 땀 뻘뻘 흘리며 덥다고 아우성인 아이들 때문에 포기하고 매점으로 가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고, 마을 입구 안내소에 가서 노짱캐릭터 인형도 사고, 오리들 보러 논에도 가보고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는데 그 시간에 사람이 줄기는 커녕 연신 관광차가 들어오고 있다. 아, 오늘은 토요일이지. 
다시 생가로 가니 '5시 30분에 나오실 예정입니다' 팻말이 붙은 사저를 쳐다보며 오직 한사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들 뿐이었다. 
어물거리다간 아무래도 앞자리에 못 서겠다 싶어 서두른 덕에 간신히 아이들과 귀퉁이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드디어 5시 30분,
환하게 웃으시며 노공이산 님께서 나오시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 나도 '노짱 님'을 부르며(노짱 님이라고 부른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프린트해 간 사진을 들어보이니 나를 쳐다보시며 손을 들어 포즈를 취하셨다. 아싸~~ 채 1분이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디카를 열어보니, 그 순간이 찍혀있었다. 

때론 웃으며 때론 진지하게 때론 심각하게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이 어떠시냐는 질문에 '참여정부 동안 아주 급박한 국가 재난상황을 제외하곤 주말에 내 전화 받은 장관은 한명도 없다, 사람이 잠을 푹 자야지 잠 안 잔다고 일 잘하는 거 아니'라고 에둘러 말씀하셨고, 비료값과 농약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농산물가격은 제자리라는 나이드신 농민의 하소연에 '혹시 내가 잘 못해서(재임기간 때) 농약값이나 비료값이 그렇게 많이 오르는 게 아닌지 알아보겠다고 쥐바기를 보호하는(?) 듯한 답변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내 질문.
노무현 콤플렉스에 빠져 어떻게든 해코지하려는 구린내 진동하는 쥐바기 일당과, 아직도 전직대통령 헐뜯기에 혈안이 된 '아님말고 조중동'이나 짧은 시간상 시시콜콜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뉴스를 의식해, 당사자의 입을 통해 듣는 '저간의 사정과 진실'을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정확히 알았으면 하는 맘에서 국가기록물에 관한 질문을 했다.(옆에 섰는 전경(?)한테 민감한 정치적인 질문은 하지 마라고 한마디 들었다. 일부러 한 건데...-.-) 

45분동안 말씀 중에 20여분 가까이 기록물에 관한 말씀을 하셨는데, 다음정부에서 이런 식으로 전정부의 기록물을 생산자가 못 보게 하려 한다면 어느 누가 기록을 남기려 하겠냐는 말씀으로 작금의 안타까운 속내를 내비치셨다. 

국가기록원에서 어제 오려다 하루 연기해서 오늘 온다하니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올 지.(돌아오는 길에, 봉하로 가져갈 건 가져가고 기록원에 보낼 건 보내고 없앨 건 없애라'는  기록물반출 직접지시 동영상을 청와대에서 확보했다는 뉴스를 듣고 집에 오자마자 확인해보니... 이그, 스스로 매를 버는 덜 떨어진 쥐박이일당들.)   


-사진 설명-

*사진1: 노짱 님을 외치는 나를 쳐다보고 계신 노공이산 님
*사진2: 손 흔들어 주심
*사진3: 2번 사진과 같은 순간 내가 찍은 앞모습
*사진4: 행복한 표정으로 노공이산 님을 바라보는 가은 -_-;;
 (바닥에 있는 종이봉투엔 선물 드릴 세숫비누와 찰보리빵이 들어있습니다. 경주 지나는 중에 유명하다는 찰보리빵 파는 과자점에 사러 들어갔는데, 맨앞에 있는 거 주려다가 노대통령께 선물할 거라고 하니 화들짝 놀라며 아침에 만들어 더 맛있을 거라며 뒤쪽에 있는 걸로 바꿔주더군요.^^ 훈남경수 님께 전해 드렸는데 잡숴보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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