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
2008. 6. 23. 10:10ㆍ하루하루
시골이지만 개발의 열풍은 피할 수 없어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는 높은 건물들.. 그 속에서
꿋꿋한 기와집과 단층집들. 오며가며 나즈막한 집들 담너머로 삐죽이 혹은 멀쑥하게 솟아오른 나무들이 계절에 맞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걸 보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할까요? 쳐다보며 즐겁기만 하면 되는 나는 지나가는 사람....
사람의 습관은 참 이상해서, 길이 사통팔달 뚫려 있어도 항상 다니는 길로만 다니게 됩니다. 출근할 때는 이쪽 길, 퇴근할 때는 저쪽 길..
그렇게 아침마다, 언제나 꽃이 필까? 지켜보는 내 맘은 조급한데, 아서라~ 다 때가 있느니라 하며 느긋하게 푸른 잎이 무성해지고 올망졸망 꽃술을 달더니...
드디어 불두화佛頭花(소국)가 활짝 피었습니다.
지인 가족이 몇 년 동안 전세 살다 집주인이 비워달래서 이사간 지 몇 달 되었는데, 그동안 대문을 닫아놓아 몰랐는데 사진 찍을려고 가까이 다가가니 집수리를 할려는지 아니면 부수고 새로 지으려는지 문짝이며 대문이며 다 떨어지고 빈집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얼마나 쓸쓸한 지..
영영 떠나가는 사람 뒷모습을 본 것처럼 가슴 한 켠이 싸아~합니다.
나무도 푸른기와집도 온전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