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노대통령 "내가 시동을 걸었는데 다들 다시 모여야지"

2008. 3. 4. 20:14정치

역사가 이렇게 다시 시작되는군요. 마케터님이 시민광장에 올린 글 펌 했습니다.

노 대통령께서 퇴임을 앞두고 '노무현 연구소' 구상에 몰두하시다 '위키피디아' 사례를 접하셨다고 합니다. (위키피디아가 뭔지는 따로 설명드리지 않겠습니다.) 깨어있는 대중의 참여와 협업에 의한 컨텐츠 역량 강화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진행하실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그 하나의 사례로 위키피디아를 살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른바 웹2.0 시대의 웹 기반 기술과 개념을 위키피디아 사례를 통해 설명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대통령이 평소 가지고 계시던 생각과 웹2.0이 어떻게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지 찾아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엉겹결에 낙점을 받아 며칠 자료를 준비를 해가지고 저와 디알이 대통령님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습니다. 첨엔 비서관을 통해 간접 보고하는 자리거나 설사 대통령님을 뵙더라도 그냥 간담회 정도 수준으로 알았는데 웬걸, 대회의실에서 파워포인터 켜 놓고 직접 설명하라는 게 아니겠습니까. 속았죠.


비록 수준 낮은 B급 프리젠터였지만 지난 10년간 벼라별 PT를 수 십 회 해봤습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하니... 긴장을 안 할 수 없지요. 게다가 노짱이 보통 클라이언트인가요. 모르는 게 없는 척척박사신데 막히면 그날로 제 정체가 뽀록나는 것이죠. 첨엔 괜히 왔다 싶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던 무사히 끝났습니다. 대통령께서도 매우 만족해 하셨습니다. 저와 디알을 따로 불러 티타임을 갖는 영광까지 주셨죠. 디알은 잽싸게 디알북에 대통령님의 싸인까지 받더군요. 암튼 저보다 꼼꼼합니다.


대통령게서 주목하신 핵심은 이른바 '가칭 마이페이지'라는 개념입니다. 단순한 컨텐츠 보관함이 아닙니다. 이곳은 집단 학습이 이루어지는 가장 기초 공간이 됩니다.


일단 마이페이지를 생성하면 원하는 주제에 따라 학습의 자료 공유가 가능해집니다. 일종의 가상 도서관이 생깁니다. 또한 이슈 트랙백이라는 기능에 따라 주요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관장하는 사람이 바로 주제 매니저라는 역할을 하는 노무현 연구소 직원들입니다. 상주 직원이 될 수 있고 사이버 직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여자는 게시판을 들락날락거리지 않아도 마이페이지에서 논쟁의 전체적인 맥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한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논쟁으로 해결되지 못한 내용들은 하나의 묶음으로 처리하여 독립적인 연구과제로 보냅니다.


결국 개념적으로 보면 참여지성의 폭이 확산되면 될 수록 학습에 대한 주제가 체계화, 고도화되는 것입니다. 마이페이지는 형식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그 결과물을 적극 공유하게 해 줍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를 통해 깨어있는 사람들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더 이상 근거 없는 추론과 비난으로 소모적인 정보만을 나열만 할 것이 아니라 정보가 대중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른바 지식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보자고 주장하셨습니다. 참여의 기능적 관리에 의해서 말입니다.


3월엔 토론 중심의 사이트 개편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6월쯤에는 웹2.0 개념을 탑재한 가칭 '노무현식 지식공동체'가 준비될 것입니다.


총선과정에 무엇을 할 것인가, 의견이 분분합니다.


물론 총선 정국을 정치적 지평의 장을 확장하는 계기로 이용 하는 거 당연합니다. 이에 총선 정국에 과연 무엇을 하는 게 옳은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선 총선 전 창당, 이건 100% 쓰잘떼기 없는 논쟁입니다. 일단 총선 한 달 남기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건 아무리 애가 타고 사무친다고 해도 정치의 도리가 아닙니다.  우리 입장에서 어떤 소속감을 갖고 싶은 마음이야 당근이지만 이건 총선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 의견을 믿는 게 옳습니다. 지금 당 만들면 99% 망합니다. 그럼 재기 불능 됩니다.


총선 전에 당 만드는 건 아니다 라도 그렇다고 뭐라도 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니냐.. 멀건히 넋 놓고 구경꾼 될 수 없지 않는가 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일견 타당한 생각입니다. 넋 놓고 있으면 그 자체가 동력 상실이죠.. 사람이든 짐승이든 기계든 세워 놓으면 녹슬고 멍청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합니다.


제가 노짱의 계획을 설명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치 세력화되기 위해선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선) '사회적 자본의 구축'에 대한 확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사람과 컨텐츠 그리고 지식의 축적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깨어있는 1%'만 만들면 우리의 목표를 능히 달성할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깨어있는 대한민국 1% 라면 '40만명의 지식, 사상 공동체'를 뜻합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정당은 저절로 만들어 집니다.


조바심이 들더라도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어차피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영호남 지역정당 체제는 이제 갈 때까지 왔습니다. 촛불이 꺼지지 전에 가장 크게 타오르는 법입니다. 저는 5년 이상 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의 정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천지입니다. 누구도 모르는 세상입니다


그 준비를 지금 같이 하자는 게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구상에 의거해서 우리가 깨어있는 1%가 된다면 미래는 우리가 반드시 책임지게 되어 있습니다.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신뢰를 가져야 합니다.


티타임 말미에 "내가 다시 시동을 걸었는데 다들 다시 모여야지. 마케터도 참여할 꺼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근 "네"라고 대답했죠. 역사를 만드는 일인데 그 영광된 길을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눈앞의 상황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총선은 지역일꾼의 전술적 판단에 맡기고 우리의 시야는 길게 보고 넓게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서서 노짱의 구상에 적극 동참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케트

-시민광장

출처 : MoveOn21.com
글쓴이 : 가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