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꽃샘눈

2007. 3. 7. 19:10관심사

봄을 시샘하는 함박눈이 내립니다
[포토] 눈 내리는 날 북한산 자락의 풍경
텍스트만보기   김민수(dac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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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피어나는 계절, 함박눈이 내립니다.(북한산 자락)
ⓒ 김민수
오늘(7일) 오전까지만 해도 하늘이 너무 맑고, 하얀 뭉게구름까지 파란 하늘에 걸려서 이제 꽃샘추위가 가고 봄이 오나 싶었는데, 오후 들어 날씨가 우중충하더니만 이내 함박눈이 펑펑 내립니다.

봄을 맞이하겠다고, 봄의 전령이 되겠다고 서둘러 올라온 꽃들은 얼어붙었고, 막 기지개를 켜려던 것들도 잔뜩 움츠리고 날이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 너무 따스해서 그냥 봄이 오려나 했는데 봄이 그냥 오는 법은 없는가 봅니다. 뜰에서 피어날 준비를 하며 살포시 수줍은 듯 속내를 드러냈던 산수유가 추워서 오돌오돌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많이 풀렸으니 이제 곧 완연한 봄이 오겠지요. 북한산 자락에서 함박눈 내리는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하얀 눈, 어쩌면 올해 마지막 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정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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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터속도를 늦추니 함박눈이 물결처럼 보입니다.
ⓒ 김민수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 중에 '꽃이 아름다우려면 겨울추위와 봄바람이 적당히 버무려져야 한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역시도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 꽃샘추위 혹은 겨울과도 같은 고난들이 버무려져서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요.

그렇습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없듯 고난이라는 것 없이 우뚝 서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아픔들은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자기 홀로만 아픈 것이 아니라, 때로는 자기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도 더 환한 함박웃음을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는 있습니다. 그것이 희망이겠지요.

지금 서울은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봄을 시샘하다 못해 봄을 재촉하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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