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께옵서

2006. 9. 27. 09:20정치

오늘 회갑이시구나..

축하드립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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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7일 회갑을 맞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조찬은 청와대 수석보좌관들과, 오찬은 한명숙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함께한다. 저녁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가까운 가족끼리 식사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태영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회갑 당일 수석보좌관들과 조찬을 하고 오찬 때는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는 한명숙 총리와 국무위원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저녁 행사는 가족끼리 하실텐데 사적인 것이라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 맞은 세 차례의 생일에 외부 인사를 초청한 적이 없었다. 취임 첫 해에는 참모진 및 국무위원들과 조촐한 생일 파티를 했고, 2004년과 2005년에는 해외 순방중 생일을 맞았다.

 

 

노대통령이 쓰는 개혁의 역사

- 환갑 축하드립니다!

                                     거사

노대통령님,

만물이 성숙함을 맘껏 뽐내는 이 가을,
대통령님께서 환갑을 맞이 하셨군요.
참, 좋은 철에 태어 나셨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은 너무나도 높고,
시원한 바람은 볼을 살랑 살랑 간지럽힙니다.
참으로 축복 받은 땅,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을
더욱 더 감사히 여기게 하는 계절입니다.


만물이 결실의 즐거움을 마음껏 구가하고 있는 이때,
대통령님의 마음은 그다지 밝지 못할 듯 합니다.
국가의 수반으로서, 모든 국민들의 어버이로서,
국민들의 지지율이 그다지 높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지율이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너무 속 상해 하지 마세요!
노대통령님의 업적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바로
대한민국의 새로 쓰이는 개혁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님의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 역사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DJ의 국민의 정부까지가 과거의 정치였다면,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이르러서
비로소 대한민국의 정치는 현대 정치에 첫 발을 떼게 되었습니다.
DJ가 과거의 때 묻은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 나지 못하였다면,
노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과거의 구태를 일신한 새로운 한국호를 출범시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부서져 나가고 있습니다.
돈과 인맥에 의한 밀실공천과,
권경 유착, 정경 유착에 의한
검은 돈으로 정치를 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이
조선의 왕보다도 더 높던 시대도 저물고 있습니다.
군림하던 위치에 있던 자들이
봉사하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 가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님 스스로 포기했기에,
이러한 모든 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로써 엄밀한 의미의 봉건주의 시대가 지나가고,
민주주의의 새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격동적인 역사를 살아 왔습니다.
서양에서 몇 백년에 걸쳐 이룬 일을
우리는 그저 반 세기 정도에 해치웠습니다.
특히 경제의 영역에서 그러한 변화의 폭이 컸습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통하여
세계도 놀랄 정도의 물질문명의 발전을 하였습니다.
불과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보리고개를 넘기 위해서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했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제들이 경험했던 사정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분명 놀라운 기적을 일궈 낸 것이 사실입니다.
굶어 죽는 것을 걱정해야 했던 그 당시와 비교해 본다면,
현재의 우리 국민들은 분명 천국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물질문명의 발전이 곧 정신문명의 발전까지 담보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수백년에 걸쳐 형성된 서양 민주주의의 핵심은 전혀 깨닫지도 못한 채,
우리는 그저 그 민주주의의 달콤한 꿀만을 빨으려 하고 있습니다.
책임과 의무는 생각지 않고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합니다.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인데,
자신의 자유와 권리만을 주장하고 남에 대한 배려는 없습니다.
주지는 않으면서 받으려고만 합니다.
스스로 희생은 하지 않으면서, 남의 희생만을 바랍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물질문명의 발달 속도를
국민들의 정신문명 수준이 따라 가지 못하고 있기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간 자체가 아니라,
부와 권력이 그 인간을 재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권력이 있든 없든 간에
인간은 인간이기에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국민들의 자각이 아쉽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는 결코 경멸 받아서는 안 되고 존중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쌓여진 부라면,
부는 그 자체로서 죄악의 한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페어 플레이를 통해 획득되지 않은 모든 부는 그 자체로서 모두 악인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 나는 모든 문제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사이의 큰 격차 때문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질문명은 21세기의 첨단을 걷고 있지만,
성장 일변도의 개발독재 문화에 길 들여진 황폐한 정신 문명은
아쉽게도 근대사회의 그것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개성을 발견할 수 있는 영역은
너무도 많아서 도저히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그 모든 영역들이 바로 개혁의 대상들입니다.
그 모든 영역에서 우리 국민 각각은
모두 기득권층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관여되어 있습니다.
개혁에 의해서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 받는 순간,
그들은 지지자에서 비판자로 돌변하게 되고,
개혁의 영역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끝없는 하강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국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개혁을 이룬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국민 각자의 의식이 개혁되지 않는 한,
그저 개혁이란 겉으로만의 개혁일 뿐,
속은 이미 썩어 있는 개혁일 따름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 체득되어 있는 모든 구시대적인 것들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들인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서,
가장 민주적으로 국사를 돌봐야 할 국회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국민의 평균적인 수준을 반영한다고 보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애초에 국회가 우리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노대통령님께서는 아쉽게도 이제 개혁의 첫차에 타고 계십니다.
어떤 영역에서든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고 한 선구자들의 일생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그들은 살아 생전에는 미치광이 취급을 받던지,
아니면 인생 실패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먼 훗날 그들의 노력의 결과가 화려한 꽃으로 만개할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그들의 노력을 칭송하고, 우러르게 됩니다.


우리는 가야 할 먼 길을 앞 두고 있습니다.
개혁의 첫차를 타신 분들에게는 아픔과 희생만을 강요한 채,
역사 속으로 떠나 보내야 합니다.
개혁이란 이 열차가 끊임 없이 굴러 가는 한
먼 훗날 어느 누가 있어
첫차에 타셨던 분들의 무덤가에
조그만 꽃 한 송이라도 바칠 날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건강하시고,
더욱 더 힘을 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