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노무현 대통령의 '쥐새끼 보거라!'를 읽고…

2008. 7. 17. 20:17정치

노무현 대통령의 '쥐새끼 보거라!'를 읽고…
(서프라이즈 / torreypine / 2008-7-17)


노무현 대통령이 기록 사본을 국가 기록원에 돌려주겠다고 쓴 글을 아침에 읽고 오늘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펜으로 글 쓰던 시대 같으면 손이 떨려 못 썼을 것 같은데, 뚜걱뚜걱 이렇게라도 쓸 수 있으니, 평소 원망스럽던 독수리 타법도 오늘은 고맙기만 합니다.

 

글은 노 대통령이 직접 쓰신 것 같죠? 노 대통령의 노여움이 글 여기저기에 서려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사본을 돌려주겠다고 하면서,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며 부귀영화는커녕 상처뿐인 영광만 안고 나온 사람들을 고발하겠다고 하니, 재판의 결과를 떠나 또다시 가시밭길을 가게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정 전에 주위 사람들과 상의를 했다면 모두들 그 고행의 길을 다시 따라나서겠다고 했을 테니 결정은 필경 노 대통령 혼자 했을 겁니다.

 

노 대통령은 쥐새끼가 당신에게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확실히 세우겠다"고 몇 차례씩 먼저 말해놓고 그 말을 어떻게 씹어 먹었는지 지적합니다. 어찌 보면 공개하기 적절치 못한 전·현직 대통령 간에 있었던 아주 구체적인 뒷얘기까지 언급할 정도로, 시궁창만도 못한 쥐새끼의 도덕성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국가기록원장의 눈치 보기를 통해, 당신이 그렇게 심혈을 기울였던 나라의 공복들 바로 세우기가 퇴임 몇 달 만에 도로아미타불 된 현실을 보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는 공무원세계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쥐새끼의 눈칫밥만 먹고 있으니 분노가 치밀지 않겠습니까?

 

▲ 13일 정진철 국가기록원장(왼쪽 두번째)이 임상경 대통령기록관장, 국가기록원 관계자 2명 등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조사 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그리고 노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당사자로서 법 취지에 맞는 열람권을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노 대통령은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그 기록물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권리는 대통령 탄핵이나 국회의원 제적에 필요한 것과 동일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이란 조건으로 보호를 받습니다. 그런 노 대통령에게 법이 보장하는 열람권을 어떻게 제공하겠다는 말을 왜 쥐새끼 정권의 어느 누구도 안 합니까?

 

끝으로 노 대통령은 '미친놈들, 나라는 안팎으로 거덜나고 있는데 니들이 지금 나랑 이러고 있을 때냐'고 한 성깔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서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쥐대가리에 뇌라곤 없어 보이니 '지혜'를 기원합니다.

 

글을 읽고 열 받아서 제가 느끼는 점을 나름대로 써 봤지만, 님들 생각과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이 한 줄이 제 머리를 떠나질 않습니다. 과연 무슨 뜻일까요? 많이 어렵습니다.

 

노 대통령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란 과연 무엇에 대한 어떤 두려움입니까? 자료 반환 후에도 비서관들에 대해 고초가 가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겠습니까? 아니면 당신한테 여전히 가해질 수 있는 압박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노 대통령이 깡이라면 한 깡 단단히 하시는 분인데 그런 두려움은 아닐 것입니다.

 

그 두려움은 이번 일로 노 대통령이 꿈꾸었던 전직대통령으로서의 삶에 대한 계획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아닐까요?

 

노 대통령이 귀향해서 장군차, 오리농법 등 지역사회에 도움되는 일도 이것저것하고, 관광객을 하루에 몇 차례씩 맞기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죠? 진짜는 시민의식의 발전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첫 수순으로 '민주주의 2.0'의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고요. 현실 정치에 참여해서 오늘의 이슈로 치고받고 하는 개념이 아니고, 넓고 멀리 보며 사회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향해 갈 수 있는 초석을 놓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 민주주의 2.0 베타버전 게시판

 

그런데 노무현 까면 무조건 도움된다는 사고방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쥐새끼가 시비를 거는 겁니다. 쥐새끼를 꿰뚫고 있는 노 대통령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걸 압니다. 언젠가는 (아마도 아주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정치에 끌려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걱정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깜도 안 되는 양아치가 애들 풀어 성가시게 구는데 언젠가는 한주먹 날아가지 않겠습니까?

 

문제의 그 문장을 다시 한번 써 보죠.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이번에는 내가 고생시킨 사람들 생각해서 물러서지만, 한 번만 더 까불면 내 계획을 바꿔서라도 상대해주마 정도로 해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핵심 똘마니 왈 "노 대통령의 자료 반환 의사와 상관없이 위법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고 말해 고발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답니다. 앞으로 하는 거에 따라선 고발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는, 양아치 중에서도 제일 아랫질이나 하는 치졸한 짓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쥐새끼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처리하라"고 했다죠? 이제 그 이중플레이는 보는 사람은 벌써 식상했는데, 하는 사람은 아직도 안 지겨운 모양입니다.

 

그래 니들 말이 맞다. 자식새끼들 위장취업시켜 세금포탈하고도, 몇 년치 한꺼번에 내면 전혀 문제없지만, 자료는 한번 사본을 만들면 반환해도 위법이란 사실은 그대로 남는 거 맞다. 그러니 딴소리 말고 즉시 고발해라. 노 대통령은 시켰다고 자백까지 했고, 너희들이 파악하고 있던 7-8명도 하나도 빠짐없이 고발해라. 안 하면 너희 쥐떼들을 모조리 직무유기로 고발 하마.

 

노 대통령 편지 보고, 이대로 넘겨주고 마무리되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고맙다. 제발 고발해서 노 대통령 하루라도 빨리 컴백하시게 해라. 니들도 민주당 상대하기 재미없지? 프로끼리 한판 붙자!


PS. 쥐새끼란 말을 다른 사람들 글에서 많이 보기는 했어도, 그래도 대통령직에 있는 사람인데 하며 한 번도 안 써 봤습니다. 오늘은 다른 어느 호칭도 성에 차질 않네요.

 

ⓒ torrey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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